멸망한 세계의 취사병 / 마일드커피

말년 휴가를 며칠 앞둔 취사병 병장 신영준에게 멸망이 찾아왔다.
삽시간에 아비규환이 되어 버린 대대.
끊어져 버린 연락망.
눈 앞에 보이는 것은 하나.
[각성을 축하드립니다!]
[직업 : 신입 요리사 Lv.1]
차라리 전사, 암살자 같은 직업이었다면 홀로서기라도 시도해 보았을 것을.
그에게 주어진 것은 누가 봐도 서포터 직업인 요리사.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지.
‘지금부터 니들은 내가 먹여 살린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군대가 관련된 소설을 잘 안읽습니다. 화기쪽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인지 딱히 재밌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잘 없더라구요.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해서인지 단체생활에 그닥 매력을 느끼지도 못하구요.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군대관련 소설은 잘 안보게 됩니다.
제목부터 소개글까지 군대가 무대인 것이 잘 보여서 읽을까 말까 고민을 했습니다만, 같은 시기에 나온 신작들 중에서 제일 인기가 많으니 50화 정도까지는 읽어보고 판단하는게 좋아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읽어보니 제가 우려하던 건 없고 아포칼립스에 약간의 먼치킨을 곁들인 생존소설 같아서 맘에 놓입니다. 간간히 개그를 섞어주는 센스도 있고 현재까지의 진행은 흥미진진합니다.
소개글에 써있듯이 아포칼립스+각성물입니다. 좀비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몬스터들도 등장하고 시작 위치는 산속 작은 레이더부대입니다. 주인공의 위치는 취사병 병장이며 부대내에서 최초로 각성하게 됩니다.
각성 조건이 따로 있기에 그 조건을 알아내고 차근차근 부대 내의 생존자들을 살아남기 위해 각성시킵니다. 보통 아포칼립스 물에서는 가족부터 챙기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군부대가 무대라 가족부터 챙길 수 없는 사항이라 조금 독특하다 생각했어요.
주인공이 취사병이다 보니 요리 관련한 직업으로 각성하게 되지만 요리 소설로 기대하고 보시면 많이 실망하실 겁니다. 그냥 아포칼립스 각성물입니다. 단지 취사병이라는 이유로 그쪽 방면의 직업으로 발현되었을 뿐이고, 다른 각성자들도 보면 자기 직업과 비슷한 각성직업을 얻게 됩니다. 다만 요리가 아무래도 칼을 다루는 직업이다보니 그쪽 관련 스킬도 좀 있고 해서 주인공의 무력이 높은 편입니다. 물론 요리도 동료버프 및 세뇌등 쓰임새가 굉장히 광범위하구요.
주인공은 가장 먼저 각성한 사람이기도 하고 통솔력과 신중함도 가지고 있어서 부대내의 리더로서 활동하게 됩니다. 특히 맘에 들었던 부분은 빌런들을 무차별적으로 제거하지 않고 본인만의 방법으로 설득(?)을 시켜서 본인 무리에 합류시킨다는 겁니다. 아무리 멸망 이후의 세계들이지만 사람들 팍팍 죽어나가는게 보기 괴로웠는데 이쪽은 현재까지의 전개에서는 불살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보기 편하고 눈에 잘 들어오는 작품인데,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갈리겠지만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계속 편안한 마음으로 읽고 싶네요.